초등학생이 자살을 언급하면?
초등학생이 자살을 이야기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큰딸이 초등학교 다닐 때의 일이다.
학교 수업이 끝나고,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놀다 들어온 큰딸이 6학년 오빠가 자살을 하겠다는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다.
운동장에서 많은 친구들이 놀고 있는 데 6학년 오빠가 와서 같이 놀려고 했다.
같이 놀던 남자 친구들이 거부하자 어두운 표정으로 오늘 죽겠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지금 저기 보이는 아파트 옥상으로 가서 죽을 거니까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장난감을 갖고 싶은 사람이 있는지 묻더라는 것이다.
듣고 있던 친구가, 죽을 것이라면 장난감을 지금 주고 가라고 했다.
6학년 오빠는 내가 죽으면 준다고 다시 말했다.
그때, 우리 딸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오빠가 죽는 거 좋아하는 사람 아무도 없어요.' '좋아서 태어난 사람이 어디 있어요. 태어났으니까 그냥 사는 거예요.'
당황하며, 듣고 있던 나는 큰딸이 한 말에 안심이 되었다.
어떤 심정이었기에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자살을 이야기 하는 친구를 충동 하거나, 장난스럽게 대하지 않고, 진지하게 반응해준 딸이 기특했다.
알고 보니, 6학년 오빠는 엄마, 아빠가 맞벌이 이고 외동아들 이라고 했다.
부모님이 모두 바쁘셔서 하루 종일 혼자 지낸다는 것이다.
오래전부터 같은 학년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동생들과 논다고 했다.
지금은 고등학생이 된 그 오빠는 같은 학년 친구들과 잘 지내는 인기 많은 친구가 되었다고 한다.
초등학교 다닐 때, 외롭게 혼자 떠돌던 모습을 알고 있는 큰딸은 지금의 오빠 모습이 낯설 정도라고 한다.
그날, 운동장에서 자살을 이야기 했던 그 초등학생은 정말 외로움에 시달리고 있지 안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떤 상황에서 누구라도 자살을 이야기 할 때, 진지하게 대화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등학생이 자살을 언급해도 진지하게 들어 주고, 대화 할 수 있어야 한다.
6학년 오빠가 지금은 잘 크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
